2024. 12. 29. 13:40ㆍ카테고리 없음
신길동 골목길에 자리 잡은 막내횟집.
소문으로만 듣던 곳에 드디어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은 신선한 식재료와 사장님의 정성스러운 손맛으로 유명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다부진 눈빛의 사장님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친절하면서도 강단 있는 그의 태도는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을 만난 듯 편안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띄는 첫 음식은 [ 따뜻한 콩나물 국 ]이다.
노란 빛의 뜨끈한 콩나물국물이 나를 부른다. 달큰한 향이 피어오른다. 옆에는 고등어 무조림도 함께 있다. 이거 처음부터 맛있어진다.
한입 먹어보니, 고등어의 담백함과 무의 깊은 맛이 혀끝에서 어우러진다. “이 소스도 직접 만드셨나요?”라고 묻자, 사장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고추장과 간장은 물론 쌈장까지, 모든 소스를 직접 만든다고 한다. 이런 정성이 음식 하나하나에 담겨 있음을 느낀다.
곧이어 나온 [ 해삼 ]은 그야말로 신선함의 정수다.
투명하게 빛나는 해삼 조각들은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동시에 선사한다. 초장 대신 제공된 직접 만든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해삼 본연의 맛이 한층 더 살아난다. 이곳이 왜 신선한 식재료로 유명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다음은 기다리던 [ 회 한 접시 ]가 등장한다.
광어, 참치, 도미 등 한 접시에 담긴 회는 각각의 색감과 결이 살아 있다. 한 점 집어들어 입에 넣으니, 씹을수록 퍼지는 신선한 감칠맛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사장님은 “이 생선들은 모두 당일 아침에 직접 골라온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회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음 바다의 신선함이 입안에 퍼져간다.
[ 삶은 새우 ]는 껍질이 반쯤 벗겨져 있어 먹기 편하다.
적당히 익혀진 새우는 달달하면서도 담백하다. 직접 만든 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새우의 단맛과 초장의 새콤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간단하지만 완벽한 맛이다.
이어지는 요리는 [ 대게와 작은 게살비빔밥 ]이다.
대게의 풍미와 게살의 달콤함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다.
비빔밥 한 숟갈을 떠먹는 순간, 바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점원분이 접시를 가져오시며 “게살이 아낌없이 들어갔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 총알오징어와 강원도 김치 ], 그리고 [ 소라 ]는 코스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치가 귀한 시대가 아닌가!
더구나 강원도에서 직접 담근 김치라니. 이거 이거 오징어와 김치의 조합이 궁금해서 입안에 침이 돈다. 한 입 크기의 총알오징어는 씹을수록 단맛이 살아난다. 강원도에서 직접 공수했다는 김치와 함께 먹으니, 역시 역시 그 조화가 일품이다.
[ 소라 ]는 깨끗하게 손질되어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소라의 고소함과 함께 마무리되는 이 코스는 완벽 그 자체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는 길, 사장님은 문 앞까지 배웅하며, 1층 수조관에 있는 새우들을 보여주신다.
“다음에도 꼭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그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신길동 막내횟집에서 대접받은 이 코스 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경험을 넘어선다. 정성과 신선함, 그리고 사장님의 따뜻한 환대가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다시 이곳을 찾게 될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